
앞 편에서는 ‘말소기준권리’가 법률에 적힌 하나의 권리 명칭이 아니라, 경매에서 다른 권리의 인수·소멸을 판단하기 위한 실무상 기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등기부에서 어떤 권리를 후보로 찾아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저당권·근저당권, 압류, 가압류,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등기를 살핍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앞선 권리를 찾되, 그 권리가 실제로 어떤 효력을 갖는지와 매각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법제처의 생활법령정보도 이를 말소기준권리를 찾는 기본 유형으로 안내합니다.
1. 저당권·근저당권
가장 익숙한 유형은 저당권과 근저당권입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은 매각부동산 위의 모든 저당권이 매각으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근저당권도 같은 방식으로 살핍니다. 등기부에 여러 근저당권이 있다면 가장 앞선 등기부터 검토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에 A 근저당권, 2022년에 B 전세권이 설정되었다면 A 근저당권이 먼저 분석할 기준입니다. B 전세권이 A에게 대항할 수 없다면 매각으로 소멸합니다(제91조 제3항). A 근저당권 자체도 매각으로 소멸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준’이라는 말이 ‘매수인이 인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2. 압류와 경매개시결정등기
압류도 뒤에 설정된 권리의 대항 여부를 살필 때 중요한 기준입니다. 채권자가 강제경매를 신청해 법원이 경매개시결정을 하면, 그 결정에는 부동산의 압류가 함께 명해집니다. 압류는 결정이 채무자에게 송달되거나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때 효력이 생깁니다(「민사집행법」 제83조 제1항·제4항).
따라서 경매개시결정등기는 경매절차에 따른 압류를 등기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표시입니다. 등기부에 앞선 근저당권·가압류 등이 없다면 이를 기준으로 후순위 권리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다른 압류나 근저당권이 먼저 등기되어 있다면, 이번 경매개시결정등기만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3. 가압류
가압류는 채권자가 장래의 강제집행에 대비해 채무자의 부동산을 보전하는 절차입니다. 등기부에서 근저당권보다 먼저 가압류등기가 이루어졌다면, 그 가압류를 먼저 놓고 다른 권리의 대항 여부를 검토합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도 지상권·지역권·전세권·등기된 임차권이 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 매각으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전 소유자를 채무자로 한 가압류가 남아 있고 소유권이 이전된 뒤 새 소유자의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한 사건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가압류채권자를 배당에 참여시켜 등기를 말소하는 경우와, 매수인이 가압류 부담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매각하는 경우를 구별했습니다. 이때는 등기 순서뿐 아니라 매각조건과 배당절차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4. 담보가등기
등기부에 ‘가등기’가 보인다면 먼저 담보가등기인지, 소유권이전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등기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이름은 같아 보여도 권리의 목적이 다릅니다.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는 담보가등기를 마친 부동산이 경매로 매각되면 담보가등기권리가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담보가등기는 말소기준권리를 찾을 때 검토하는 권리입니다. 반면 순위보전을 위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담보가등기라고 단정하면 인수 위험을 놓칠 수 있습니다. 법원도 경매개시결정 후 가등기권리자에게 그 성격 등을 신고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같은 법 제16조).
5. 선순위 전세권은 어떻게 볼까?
전세권은 위의 권리들과 같은 방식으로 기계적으로 분류하면 안 됩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에 따르면 선순위 전세권은 원칙적으로 매수인이 인수하지만,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면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예를 들어 2019년 전세권, 2021년 근저당권 순으로 등기되었다면 전세권이 앞섭니다. 그러나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했는지에 따라 낙찰자의 인수 여부가 달라집니다. 전세권의 소멸 여부는 배당요구까지 확인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법제처의 기본적인 말소기준권리 목록과 별개로, 선순위 전세권의 이 예외를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6. 기준권리로 착각하기 쉬운 것들
유치권·법정지상권·분묘기지권은 등기부에서 가장 빠른 날짜를 골라 해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성립요건과 대항 가능성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가처분과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도 그 기초가 된 청구, 선행 권리, 매각조건을 살펴야 합니다. 등기부에 적혀 있다고 모두 말소기준권리 후보로 넣어서는 안 됩니다. 법제처의 권리분석 안내 역시 소멸하거나 인수될 수 있는 이러한 권리들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실전에서는 등기부의 갑구·을구를 날짜순으로 합쳐 놓고 ① 저당권·근저당권, ② 압류·가압류, ③ 담보가등기, ④ 경매개시결정등기를 표시해 보십시오. 그다음 가장 앞선 권리를 기준으로 다른 권리를 검토하되, 전세권자의 배당요구, 가등기의 목적, 전 소유자에 대한 가압류, 등기부 밖의 점유 권리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말소기준권리를 찾는 일은 첫 단계입니다. 최종 결론은 각 권리의 법적 성격과 매각물건명세서의 인수 권리·특별매각조건까지 대조한 뒤 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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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 양홍규 변호사
공증인가 법무법인 화동 대표변호사 / 공인중개사 / 사법통역사
최종 검토일 : 2026. 9. 29.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구체적인 사건의 법률의견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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