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을 갚았는데도 경매가 계속된다면?
채권자가 승소판결을 받아 강제경매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채무자는 판결 후 빚을 모두 갚았습니다. 이런 경우 채무자는 어떻게 경매를 막을 수 있을까요? 핵심은 청구이의의 소로 집행권원의 집행력을 다투고, 집행이 진행 중이라면 강제집행정지를 별도로 신청하는 것입니다.
두 절차를 함께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경매가 자동으로 멈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1. 청구이의의 소는 무엇을 다투는가?
확정판결에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힘, 즉 집행력이 있습니다. 청구이의의 소는 채무자가 “판결은 받았지만, 지금은 그 판결에 따른 청구를 집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여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소송입니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판결 후 전액을 변제했거나, 채권자로부터 채무를 면제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44조 제1항은 판결에 따라 확정된 청구에 이의하려는 채무자가 제1심 판결법원에 소를 제기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다투는 대상은 판결 자체가 옳았는지가 아니라, 그 판결을 근거로 현재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판결에 사실오인이 있었다는 이유로 원래의 재판을 다시 해 달라는 취지라면 청구이의의 소가 적절한 수단인지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2. 어떤 사유를 주장할 수 있을까?
확정판결에 대한 청구이의는 원칙적으로 변론이 끝난 뒤에 생긴 사유를 근거로 해야 합니다. 변론 없이 한 판결이라면 판결 선고 뒤에 생긴 사유여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 이의 사유가 여러 가지라면 동시에 주장해야 합니다(제44조 제3항).
가령 판결의 변론종결 전에 이미 돈을 갚았다는 사정은 원칙적으로 그 재판에서 주장했어야 합니다. 반면 변론종결 후에 변제했다면, 확정판결에 표시된 채권이 그 범위에서 소멸했다는 청구이의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변제의 날짜와 금액을 밝히는 입금내역, 영수증, 합의서 등이 중요합니다.
사례: A는 B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는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A가 판결의 변론종결 후 1억 원을 모두 변제했는데 B가 판결을 이용해 A의 부동산에 강제경매를 신청했다면, A는 변제를 이유로 청구이의의 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3. 소를 제기하면 경매는 멈출까?
멈추지 않습니다. 「민사집행법」 제46조 제1항은 청구이의의 소가 강제집행의 계속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소송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매각이나 배당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진행 중인 집행을 막아야 한다면 청구이의의 소와 함께 강제집행정지를 명하는 잠정처분을 신청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의 사유가 법률상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으면, 신청에 따라 판결이 있을 때까지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하거나 담보 없이 집행정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제46조 제2항). 정지 여부와 담보의 필요성은 법원이 사건별로 판단합니다.
4. 정지결정을 받으면 무엇을 해야 할까?
정지결정을 받았더라도 집행법원에 재판의 정본을 제출해야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49조는 강제집행의 정지나 제한을 명하는 재판 정본 등 법정 서류가 제출된 경우 집행을 정지하거나 제한하도록 정합니다. 청구이의 소장 접수증이나 정지신청서 접수증만으로 집행이 정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판결, 경매기록 및 변제자료 등을 검토해 이의 사유를 특정합니다.
- 제1심 판결법원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합니다.
- 진행 중인 집행을 멈춰야 한다면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합니다.
- 정지결정에서 담보 제공을 명했다면 그 조건을 이행합니다.
- 정지재판 정본을 집행법원에 제출하고 실제 절차의 정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급박한 경우에는 집행법원도 잠정처분을 할 수 있지만, 상당한 기간 안에 청구이의 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의 재판서를 제출하도록 명해야 합니다(제46조 제4항). 그러므로 집행법원의 긴급 조치만 받고 후속 절차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5. 배당기일에서 이의한 경우에는?
지난 26편에서 본 배당절차와도 연결됩니다. 채무자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의 정본을 가진 채권자의 배당에 이의하는 경우, 「민사집행법」 제154조 제2항은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도록 합니다.
이 경우에는 배당기일부터 1주 이내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와 그 소에 관한 집행정지재판의 정본을 집행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어느 하나라도 제출하지 않으면 배당기일의 이의를 취하한 것으로 봅니다(제154조 제3항). 소장만 접수하고 1주가 지나도록 정지재판 정본을 내지 못하는 일을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6. 가집행선고가 붙은 미확정판결도 같을까?
주의할 예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대해서는 확정판결을 전제로 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때는 상소와 그에 따른 집행정지 등 해당 판결의 절차에 맞는 대응을 검토해야 합니다. 집행권원의 이름이 ‘판결’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청구이의의 소를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청구이의의 소와 강제집행정지의 관계는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청구이의의 소는 집행할 권리가 남아 있는지를 다투는 소송이고, 강제집행정지는 그 판단을 받는 동안 집행을 멈추기 위한 조치입니다. 채무를 갚았다는 실체적 주장과 집행을 실제로 멈추게 하는 절차를 모두 갖추어야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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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 양홍규 변호사
공증인가 법무법인 화동 대표변호사 / 공인중개사 / 사법통역사
최종 검토일 : 2026. 9. 28.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구체적인 사건의 법률의견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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