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보이는 건물이 모두 낙찰 대상일까?
경매 대상 토지에 창고가 서 있고, 주택 뒤에는 증축된 방이 있다. 그런데 등기사항증명서에는 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감정평가서에는 ‘제시외 건물’이라고 적혀 있다. 낙찰받으면 창고와 증축 부분도 함께 소유하게 될까?
답은 ‘제시외’라는 이름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 누구 소유인지, 본래 건물의 일부인지 독립한 건물인지, 법원이 매각 대상에 포함했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법원이 정한 특별매각조건까지 있으면 입찰과 낙찰 후의 권리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1. ‘제시외 물건’은 무슨 뜻인가
경매 실무에서 제시외 물건은 경매신청이나 공부에 표시된 물건과 별도로 현장에서 확인된 건물·시설물 등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토지 위의 미등기 창고, 등기된 건물에 덧붙인 공간, 차양이나 기타 시설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제시외 물건은 하나의 법률상 권리 분류가 아니다. 감정평가서에 그 이름이 나온다는 사실은 ‘조사 과정에서 별도로 확인했다’는 출발점일 뿐이다. 평가액에 포함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주택에 붙어 있어 구조와 이용 면에서 사실상 주택의 일부인 증축 부분과, 토지 위에 따로 세워진 독립한 창고는 법률적으로 같은 취급을 받지 않을 수 있다. 토지 소유자와 창고 소유자가 다른 경우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2. 먼저 소유관계와 독립성을 판단한다
제시외 물건을 발견하면 다음 세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원래 건물의 일부인가? 증축 부분이 본래 건물과 구조상·이용상 어떻게 연결되는지 본다. 현장에 붙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므로 도면, 사진, 건축물대장과 감정평가서의 설명을 대조한다.
둘째, 별개의 건물이나 물건인가? 독립하여 사용되는 창고나 작업장이라면 누구 소유인지 확인해야 한다. 소유관계가 불분명한 채로 가격에 포함해 입찰하면 낙찰 후 인도·철거·사용을 둘러싼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셋째, 법원이 실제로 무엇을 매각하는가? 경매 공고의 부동산 표시와 물건번호, 매각물건명세서, 감정평가서의 평가 대상 및 비고를 서로 맞춰 본다. ‘매각에 포함’, ‘매각에서 제외’, ‘평가에서 제외’라는 표현은 각각 가리키는 대상과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법원은 여러 부동산의 위치·형태·이용관계 등을 고려하여 알맞다고 인정하면 일괄매각을 결정할 수 있다. 여러 물건을 함께 평가했거나 한 현장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괄매각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3. 토지만 낙찰받고 건물은 남는다면
토지에 제3자 소유 건물이 있는데 토지만 매각된다면, 매수인이 곧바로 그 건물을 소유하거나 철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물 소유자가 토지를 사용할 권리를 갖는지 따져야 한다. 지상권·임차권뿐 아니라 사안에 따라 법정지상권 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문제 될 수 있다.
이때 건물이 ‘미등기’라는 사실만으로 타인 소유 가능성을 지워서는 안 된다. 매수인이 토지를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입찰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제시외 건물의 소유자와 토지 사용권을 확인한 뒤 가격을 정해야 한다.
반대로 건물만 매각되는 경우에는 낙찰자가 그 건물을 계속 존치하고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 사용권을 취득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제시외 물건의 문제는 단순히 ‘값에 포함되었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4. 특별매각조건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매각조건 외에 그 사건의 매각을 위해 법원이 별도로 정한 조건을 특별매각조건이라고 한다. 매각 대상의 성질이나 절차상 필요에 따라 입찰자가 지켜야 할 사항, 특정 물건의 취급 등에 관한 내용이 정해질 수 있다.
민사집행법은 일정한 요건 아래 법원이 매각조건을 바꾸거나 새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기일입찰이나 호가경매의 매각기일에는 집행관이 특별매각조건을 고지하도록 한다. 특별한 조건으로 매각했다면 매각허가결정에도 그 조건을 적어야 한다. 그러므로 특별매각조건은 단순한 참고 문구로 넘길 수 없다.
특별매각조건의 정확한 문구와 적용 대상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외 건물에 관한 기재라면 그 건물이 매각에서 제외되는지, 다른 물건과 함께 매각되는지부터 확인한다. 조건을 읽지 않은 채 ‘토지 위에 있으니 당연히 포함’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5. 입찰 전에는 다섯 문서를 대조하자
확인 자료살필 내용
| 경매 공고 | 실제 매각 대상, 물건번호, 특별매각조건 |
| 매각물건명세서 | 점유·인수 권리 관련 기재와 비고 |
| 감정평가서 | 제시외 물건의 위치·구조·면적, 평가 포함 여부 |
| 등기사항증명서·건축물대장 | 등기된 소유권과 공부상 건물 표시 |
| 현황조사보고서 | 현장에서 확인된 이용 및 점유 상태 |
예를 들어 감정평가서에는 창고 가격이 적혀 있는데 경매 공고에는 토지만 표시되어 있다면, 두 문서가 왜 달라 보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격을 매겼으니 매각도 한다’는 추론은 위험하다. 반대로 공부에 없는 증축 부분이라도 본래 건물과의 관계에 따라 검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별매각조건이나 매각 범위가 불명확하면 입찰 전에 해당 사건의 최신 공고와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 매각물건명세서 작성이나 매각조건에 중대한 흠이 있는 경우에는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 문제도 생길 수 있지만, 사후 구제만 기대하며 입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시외 물건이 보인다면 무엇인가 → 누구 소유인가 → 매각에 포함되는가 → 낙찰 후 사용할 수 있는가의 순서로 분석하자. 특별매각조건은 이 질문들에 대한 법원의 매각 방식을 알려 주는 중요한 자료다.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 취득하는 것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데서 안전한 입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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