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도 레벨테스트를 봐야 하나요?"
"원장님, 시험을 안 보면 우리 아이는 어느 반으로 들어가나요?"
최근 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님이 상담 중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유명 영어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만 4세 아이가 영어 인터뷰를 보고,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세 아이가 수개월 동안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4세 고시', '7세 고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앞으로 크게 달라질 전망입니다.
2026년 3월 12일 국회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일부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개정안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선발 경쟁을 막기 위해 유아 대상 레벨테스트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법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됩니다.

무엇이 금지되는 것일까?
이번 개정의 핵심은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 어린이를 모집하거나 수준별 반을 배정할 목적으로 시험 또는 평가를 실시하는 행위를 제한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학원이 아이를 선발하거나 반을 나누기 위해 실시하는 영어시험, 구술면접, 평가시험 등은 원칙적으로 금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부는 형식이 '시험'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아이에게 긴장감과 부담을 주는 평가라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면접일 뿐" 또는 "놀이 활동"이라는 명칭만으로 법 적용을 피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평가가 금지될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개정법은 현실적인 교육 운영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아이가 학원에 등록한 이후에는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전제로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관찰이나 면담 방식의 진단은 허용됩니다. 다만 이러한 진단은 학생의 학습을 돕기 위한 목적이어야 하며, 입학 여부를 결정하거나 사실상 선발시험으로 기능해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인 진단의 범위와 절차는 향후 대통령령(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되어 있어, 학원 운영자는 시행령의 내용까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반하면 어떤 제재를 받을까?
이번 개정은 단순한 권고가 아닙니다.
학원이 금지된 선발시험이나 평가를 실시할 경우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과태료 부과도 가능하도록 제도가 마련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존 입학 절차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 예상치 못한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학원 운영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번 법 개정은 단순히 시험 하나를 없애는 문제가 아닙니다.
입학 절차, 상담 방식, 반 편성 기준, 홍보 문구까지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변화입니다. 특히 기존 레벨테스트 결과를 중심으로 운영하던 영어학원과 유아 대상 학원은 시행령이 발표되는 즉시 운영 매뉴얼과 내부 규정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반면 학부모 역시 "시험이 없어졌으니 아무런 수준 확인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교육 목적의 진단과 입학 선발을 위한 평가는 법적으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4세·7세 고시 금지법'은 단순히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법이 아닙니다. 영유아를 지나친 경쟁으로 내몰던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전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진단'이고 어디부터가 금지되는 '선발시험'인지가 새로운 법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원 운영자와 학부모 모두 법률의 취지뿐 아니라 시행령과 교육부의 후속 지침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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